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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캐령
기사 입력 2018-08-30 13:47:16  

오랑캐란 호칭은 시대에 따라 그 의미가 끊임없이 변화되여왔는데 원 말뜻은 돼지를 뜻하는 녀진어의 소리를 한자로 옮겨 적은 단어로서 최초에는 한 부족을 지칭하는 이름으로 쓰이다가 나중에 두만강류역 녀진족을 망라한 북방소수민족을 폄하하여 부르는 이름으로 쓰이게 되였다.

두만강 류역에는 오래 전부터 오도리(斡都里) 울량합(兀良哈) 울적합(兀狄哈) 등 녀진부족들이 거주하면서 복잡 다양한 력사가 지속적으로 펼쳐져 왔다.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이들 부족들을 통틀어 두만강 류역의 오랑캐로 지칭하고 있었는데 이 세 부족중 동(童)씨 성을 위주로 이루어진 오도리 부족은 우리와 언어 소통도 가능한 부족으로 알려진다. 여기에서 동씨 성의 족보를 캐고 보면 금나라시기에는 자구(夹谷)라는 성씨로서 최초에는 녀진의 한 부족 이름으로 쓰이였다 . 그 후 여러 시기를 거쳐 오면서 자구라는 성씨는 차츰 동씨 성으로 표기가 굳어지게 된다. 함경북도에는 짜구배라는 말이 있는데 혈종이 다른 종족간에 태여난 아이를 뜻하는 말로서 우리와 녀진족이 오랜 섞임과 공존의 력사 속에 퇴적되여 생성된 속어이다. 그리고 광복 전까지만 하여도 오랑캐령을 넘어서면 동개지팡이라는 부락 명칭이 수두룩하게 널리여 있었는데 이런 력사적 맥락에서 살펴보면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님을 알 수 있다.

15세기 두만강류역 력사를 훑어보면 조선왕조가 이곳에 6진을 설치하면서 이들 오랑캐 후예들은 두만강 량안 산간오지에 숨어들어가 은둔생활을 하게 되는데 후세에 와서 이들 부락을 재가승마을이라 불렸다. 여기에서 재가승이란 말의 원뜻은 아내를 얻어 사는 즉 가정을 가진 중(僧)을 말한다.

함경북도 경성군 시인 김동환이 지난세기 20년대에 쓴 서사시 <국경의 밤>에는 회령 두만강 강변 작은 마을에 사는 재가승 집안 이야기를 빗발 고운 무늬처럼  함경도 방언을 새겨 넣으며 그려내였다.

냇가에 칠성단을 묻고 밤마다 빌었다 하늘에

무사히 살아오라고 싸움에 이기라고

그러나 그 이듬해 가을엔 슬픈 기별이 왔었다

싸움에 나갔던 군사는 모조리 패해서 모두는 죽고

더러는 강을 건너 오랑캐령으로 달아나고

두만강 류역을 밀고 들어온 여러 종족들의 삶의 줄기는 거칠게 끓어 지였다가 다시 다른 줄기로 바뀌여 이어지는 력사를 읽어보면 함경도 사람들을 이전투구 즉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로  평하여 부르는 말임은 틀림없으나 이를 다시 뒤집어 보면 파란만장한 세월 자체가 이들을 체질적으로 남들에게 쉽게 굴복하지 않는  강인한 성격을 지닌 사람들로 길들여놓은 것이다.

삼합 솔언템에서 시작하여 싸리밭골 지나 우수막거리에서 알미대골로 꺾어 들어가면 옆바위골 잰 옆바위골  뱀골 거쳐 영재누베골로 거슬러 올라가는 산길이 있다. 간신히 트이는 하나의 협곡사이에 몸에 감길 듯이 한갈래 작은 샘물줄기를 끼고 중골(僧谷)이라는 자그마한 골짜기가 나타나는데 산봉에 우뚝 솟은 치성바위에 얽힌 유래담과 흩어진 전설들은 망각된 우리 력사의 심산유곡 속으로 깊숙이 들어서게 한다.

여러 렬강의 힘이 교차되는 력사의 사거리에 놓여있는 두만강 그 갈림길에 우리 조상들이 말에서 내리여 소고삐를 잡은 것은 어찌 보면 강대한 북방 유목민 도전을 외면하고 치렬한 싸움을 회피하기 위한 우리 력사의 어두운 그늘이 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지금껏 우리 선인들은 오랑캐령이라는 이 동북아 문화의 사거리를 넘나들어왔던 력사의 당당한 주인공임은 틀림없다.

오랑캐령은 청나라와 로씨야, 일본의 온갖 시달림 속에서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 운명에 굴하지 않고 혹독한 세상과 맞서 싸운 우리 선인들의 도전의 땅이며 파란만장한 력사의 흐름 속에 가혹한 희생을 치르면서 연변에로 진출하는 로정에 놓인 피눈물로 얼룩진 리정비적인 고개길이다. 만일 우리 선인들이 국경이란 어설픈 거미줄에 목이 매여 바깥 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온갖 가난의 실타래를 얼기설기 감고 그 굴레에 벗어나지 못했다면 번데기가 껍질을 벗고 나비로 탈바꿈하듯 오늘날 화려한 비상의 꿈은 연변 땅에서 결코 이루어낼 수가 없는 것이다.

사람을 떠나 땅은 없고 땅을 떠나 사람은 없다는 옛 선인들의 말이 있다. 이젠 거꾸로 력사를 더듬어 나아가고 우리를 가로막은 잘못된 력사의 울타리를 뚫고나와 오랑캐령의 그 진실된 력사와 다시 만나야 할 시점에 왔다. 우리 선인들의 도전적인 삶으로 오랑캐령을 넘어서서 력사 지평을 새롭게 펼쳐왔 듯이 우리 미래 비전도 이젠 드넓은 세계에로 실속 있게 넓혀갈 때이다.


허성운
연변일보 2018-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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