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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문화에 태클을 걸며
기사 입력 2019-05-21 07:35:01  

위챗이 아니면 대화가 불가능할 지경이 되였다.

편지는 사라진 지 오래고 전화마저 이젠 귀찮다고 위챗으로 대화(?)한다. 상대방의 얼굴을 마주보거나 목소리를 확인하며 이야기를 나눌 경우의 어색함 등에 적당히 베일을 가려주는 위챗은 그래서 세상에 생겨나자부터 대뜸 현대인들의 필수대화도구로 되여버렸다. 그런데 위챗이 등장하면서 모멘트나 위챗방에 댓글을 다는 ‘댓글문화’가 더욱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오래전부터 댓글문화는 악플러들에 의해 많이 더럽혀져왔고 악플에 덧글까지를 달면서 네티즌들 끼리 싸우는 악순환이 오늘도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아니, 어쩌면 더욱 기승을 부리는 형국이다.

그래서 선플을 달아 건전한 댓글문화를 꽃피우자는 목소리는 늘 우렁차왔다.

문학작품에 다는 댓글은 인신공격이 아닌 이상, 악의적이고 고의적인 악플이 아닌 이상 허락되여야 한다. 그런데 누군가가 한마디만 다른 톤의 목소리를 내기만 하면 얼굴들이 검으락 푸르락 해서 기어이 뜨거워진 속내를 내비치고야 만다.

그러면 상대방이라고 가만있을 리 없다. 그래서 서로 옥신과 각신을 섞게 되면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마침내는 네 탈 내 탈 하다가 개니 돼지니 하는 막말에 상말까지도 나오기 마련이다.

그러면 과연 선플만 좋다고 해야 할 것인가.

선플은 그야말로 모를 다 죽이고 동글동글하게, 게다가 속에 가시도 다 발라내고 단단한 부분들도 말짱 제거해서 그야말로 솜뭉치나 구름뭉치나 안개뭉치 정도이다. 그리고 일부 댓글들을 보면 원문을 자세히 읽어보지도 않고 무작정 올리추기만 한다. 그것이 자기한테 어떤 계발을 주고 어떤 공감을 주었는지는 아예 괄호 밖이다.

그런 선플들에 익숙한 사람들은 누군가 비평 한마디 하면 노발대발한다. 자기는 세계 최고급 명작을 써냈는데 너희가 대작을 알아보는 혜안이 없어가지고 이러쿵저러쿵 시비를 건다고 여긴다.

밝고 건전하고 미래지향적인 댓글대화가 요청되는 시점이다.

근거와 리유를 충분히 헤아려보고 댓글을 달아야 진정성이 보이게 되고 그 한마디 댓글이 가치가 있게 되는 것이다.

무작정 까기식의 댓글도 삼가해야 하지만 무작정 추기식의 댓글도 경계해야 할 바이다.

그리고 우리의 글쟁이들도 댓글을 좀 제대로 리해했으면 좋겠다. “너무 좋아요”, “너무 멋진 글이네요”, “너무 감동 먹었습니다”, “너무 가슴이 먹먹해서 한참 머물다 내립니다” 등등 ‘너무’가 너무 란무하는 댓글들은 정말 경계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인사치레로 그렇게 달아준 것을 마치 유명 평론가의 장편평론인 것처럼 여기고 안하무인 격이 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정말이지 그냥 인사치레인 것이다. 인사는 인사로 받아주면 그만이다. 동방식 인사로 말이다. “밥 먹었냐”는 인사를 받고 밥 사주기를 기다리지 않는 것이 우리 동방식 사고방식이 아니던가. 그런데도 하필 그런 인사를 평론 쯤으로 여기고는 오른손에 기고만장을, 왼손에 적반하장을 쳐들고 다닌다.

웃기지 않는가.

웃길 때 웃어주는 것은 매너이다. 웃기지도 않는 것을 억지웃음으로 대할 때 그것은 례의이다. 례의라는 것을 알면서도 약간 뒤맛이 씁쓰레하다. 그런 것을 잘 구분하지 못하고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작은 턱을 하늘 높이 치켜드는 것을 가리켜 꼴불견이라고 할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거늘 하물며 사람이라고 칭찬 앞에서 자유로울 수가 있을 것인가. 칭찬이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 칭찬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가 너무 일차적이고 평면적이고 고정적이라는 데 있다.

글은, 아무리 칭찬해주어도 그 글의 품위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칭찬을 많이 받는다고 해서 그 글이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인터넷 세상에서 누구나 글을 쓰고 누구나 시인이라고 불리우는 마당에 지나가는 과객이 “어? 글 좋소!” 라고 한마디 했다고 해서 노벨상이라도 받은 것처럼 으시대서야 어디 될 말인가.

하이퍼시가 대세이다. 정말 좋은 하이퍼시는 우리에게 충격까지 주면서 그 막강한 파워를 자랑한다. 그런데 어설픈 아마츄어시인이 하이퍼시를 써서 모멘트에 올렸는데 그것을 알아보지 못하면서도 무턱대고 좋다고만 하는 댓글이 엄청 달린다. 정말 그 시를 알아보았는가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그냥 안면이 간지러워서 달았다고 한다.

디카시 역시 대세이다. 그런데 아무나 다 생각할 수 있고 아무나 다 쓸 수 있는 디카시가 범람하고 있다. 자기의 생각을 그대로 표출하는 데까지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을 작품으로 생각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어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니 리해는 된다. 하지만 리해가 곧 긍정이나 찬양으로 받아들여져서는 아니될 것이다.

악플이든 선플이든 서로 소통하고 화목과 우의를 다지면서 더 밝고 즐겁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한 일들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도를 넘어서는 경우가 너무(!) 많다. 아무도 브레이크를 걸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곧 맞는 것이라고 단정해버리면 곤난하다.

삼척동자만이 춰주면 좋아서 헤벌쭉해진다. 머리가 명석한 지성인이라면 뜨거워지는 머리를 한달에 한번 쯤 식혀둘 필요가 있다. 예방주사를 맞듯이 퇴고도 맞으면서 말이다.

그리고 진솔한 얘기지만 이 글에 대한 댓글은 정말 보고 싶지 않다.


한영남
길림신문 2019-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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